2014. 5. 19. 14:43

인공지능 전공자가 본 영화, 트렌센던스.


트랜센던스 (2014)

Transcendence 
7.6
감독
월리 피스터
출연
조니 뎁, 모건 프리먼, 레베카 홀, 폴 베타니, 킬리언 머피
정보
SF, 액션 | 미국 | 119 분 | 2014-05-14
글쓴이 평점  

 

아내의 출산이 며칠 남지 않아, 오랜만에, 어쩌면, 한동안 마지막일지 모를

극장 나들이를 가게 되었고, 선택한 영화가 "트렌센던스"였다.

(스포일러가 포함되니, 주의 요망)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네이버에서 검색도 하지 않고...)

영화는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와 유사한 방식의, 통상적인 헐리우드 sf 전통을 따르는 듯 했다.

그리고, 영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이론과 컴퓨터 보안이 포함되는데,

전자는 필자의 대학원 전공이며, 후자는 현재의 직업이라서,

꽤나 설명할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물론, 주관적인 내 생각이다.

 

과연 컴퓨터가 스스로 진화하여 새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

 

뜬금 없는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닌가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명백히(definitely) 불가능하다.

 

현재 인류가 개발하고 현재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IT 기술의 중심은 "컴퓨터"인데, 이는 숫자 0/1로 구성이 되며, 그 계산의 속도는 매우 향상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0/1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즉,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0/1로 변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셀카" 사진을 찍었는데, 실제와 완전 동일하게 보일 지 모르지만, .jpg로 저장되기 때문에 0/1로 구성되어 저장되거나 업로드된다. 그런데, 그 사진은 "나" 자신일까? 나 자신을 온전하게 0/1로 표현할 수 있을까? .jpg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양손으로 당겨서 확대해 보면 매우 일그러지게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0/1 변환으로 인한 digital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jpg 파일속의 "나"는 실제 "나"가 아니다. 만일, 컴퓨터가 .jpg 파일 속의 "나"를 인식하여 실제 "나"로 연결해 준다면, 이건 진실돈 것일까? 왜냐하면, 이미 .jpg 속의 "나"는 매우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왜곡된 "나"를 진실된 "나"로 연결해 준다면, "와... 신기하고, 정확하다."라고 얘기하겠지만, 면면히 살펴보면, 그건 "진실되지 못함"이다.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

네이버나 구글, 혹은 위키피디아등에서 "NP Complete"를 검색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괴델의 "불완정성 정리"도 찾아봐라.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그 주제만 읽어 보면,

- 매우 어려운 문제의 해결은 주어진 시간에서 찾는것은 불가능하다.

- 증명할 수 없는 진리가 존재한다.

- ...

일 것인데, 이로 인해, 0/1로 구성된 "폰노이만 컴퓨터"는 "사고"가 아닌 "계산"을 수행하게 된다. 그런 제약때문에, 보안이나 암호화등은 애초에 불필요하다. 다시말해, 완벽한 암호화나 보안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계산기반이라서, 만일 외계인 혹은 신(god)이 현재 슈퍼컴퓨터의 1억배 이상으로 빠른 시스템을 전달해 준다면, 모든것이 다 뚤린다는 점이다. 이처럼 현대에 들어와 최대 발명품중 하나인 컴퓨터와 인터넷은 그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생각한 것은, 생각보단 인공지능에는 heuristic이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된다. 즉, "인간의 경험"이 바탕이 되는데, 겉으로 보기엔 "IBM 컴퓨터가 퀴즈쇼에 우승"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시스템이 "사고"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한 "사람"의 지식에 의존하면서, "계산"만 빨리한 경우가 된다. 나는, 이를 사실 진정한 "인공지능"은 아니라 생각한적 있다. 속도만 차이가 날뿐, 기상청에 있는 슈퍼컴퓨터와 책상안에 있는 수판은 사실 동일한 것이다. 물론 IBM의 슈퍼 컴퓨터까지.

 

여러분은 수판이 스스로 진화하여 세상을 지배할 수 있으리라 믿는가?

Abacus 1680-1117
Abacus 1680-1117 by Paul Schadler 저작자 표시

 

물론 다른 의미로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는 경우는 있다고 본다. 최근 기업이나 정부는 IT 기술의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임의의 해커 집단등이 사이버테러를 잃으킨다면, 실제 도시의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black-out이 가능하다고는 본다. 이는 어찌보면 이미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라고 결론 지을 수 있지만, 문제는 해커 집단에 의해서이지, "스스로 진화"가 아니므로, 영화 주제와는 사뭇 다른 경우라 보여진다.

 

다시 약간 다른 주제로 넘어가 생각해보면, 0/1 기준의 폰노이만 컴퓨터가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물론, 내가 다루는 모든 IT기기들 중에서 해당되는 제품은 없어,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0/1 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애매한 정도가 포함된 양자 컴퓨터나 인간의 실제 두뇌를 물리적으로 clone하는 경우는 가능할 지 모르겠다. 그들은 최소한 "사고"라는것이 가능할거 같아서 그렇다. 그래서, 본 영화도 "신경망"을 운운했지만, 실제 신경망 회로는 미국에서 6~70년대 광범위하게 연구된바 있다. 0/1로 구성된 컴퓨터에서 "신경망"을 흉내내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여하튼, "신경망"이 스스로 진화하여 "사고"하는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 지 모른다.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NP Complete" 문제이므로 여러분이 죽고, 손자의 손자의 손자의... 많은 세대가 진행되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소스 코드 (2011)

Source Code 
8.7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제이크 질렌할, 미셸 모나한, 베라 파미가, 제프리 라이트, 마이클 아든
정보
SF, 액션 | 미국, 프랑스 | 93 분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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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스코드에서는 "양자 역학"이 등장하고, 표면적으로 보면 "트렌센던스"보다 더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시간이 되돌아가는) 내용이지만, 나는 오히려 "소스 코드"가 좀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슈뢰딩거 고양이"라고 있는데 한번 검색해 보기 바란다. "상자안에 고양이가 살아 있음"이 Yes/No가 아니라 방사능 붕괴로 인해 확률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자 물리 세계에서는 0/1같은 구성이 아닌, 확률이 기반이 되는데, 만일 이러한 양자 컴퓨팅이 가능해 진다면, "완벽한 보안과 암호화"가 제공 가능할 것이며, 최소한 "계산"이상의 "사고"를 할 수 있음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우리의 사고는 0/1로 구성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이 처음 이식되므로, "자발적 진화"가 가능할지는 의문이긴 하다. 즉, "양자 컴퓨터"가 발전해도 실제 인간들은 "계산기" 즉, "수판" 처럼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NP Complete" 문제는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1. 영화 중간에 아내가 어떤 호텔(?)인가 들어가서 "튜닝"이라는 사람 이름으로 예약을 했다던데...

 

위 부분으로 이 영화 작가가 어느정도 Computer science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느낌이 왔다. 앞선 괴델과 함께 튜닝이라는 사람이 현대 컴퓨터가 탄생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실제 "튜닝상"은 컴퓨터 전공의 노벨상으로 잃컬어 진다. 시간이 있다면, "앤런 튜닝 사과 애플"으로 연관 검색해 보기 바란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사의 로고는 이 튜닝이라는 분과 연관이 있다.

 

2. 나노 입자가 증발하여 비를 뿌리는데...

 

이는 무척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이는 실제 "가능한"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NP Complete 같은 문제는 "불가능"한 이슈라서 그냥 지나칠 수 있었는데, 나노 입자는 "과학"이 발전하면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즉, 예를 들어 매우 작은 나노 칩에 wifi를 구성할 수 있다면, 뭔가 통신이 가능한 침투가 가능하리라 봤기 때문이다. 즉, 예를 들어, 통신 감청을 원하는 지역에, 나노 칩이 있는 비를 뿌려, 해당 칩이 만일 임의의 컴퓨터 내부에 들어갔다면, 원격으로 해당 컴퓨터의 전기적 신호를 전송하여 해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인터넷을 차단한 완벽한 Closed-network이라 침투가 불가능한 단체에도 해당 비를 뿌린다면, 충분히 해킹할 수 있을 것이다.

 

3. RIFT라는 단체...

 

사실, RIFT라는 아마추어리즘 테러 단체에 FBI가 함께 하는것도 사뭇 이해가 잘 안되었고...(물론, 정부에서 책임 회피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지만, 작가가 영화 시청자에게 강제로 설명을 하는 듯 했다)

교수인 모건 프리맨이 영화 초반에 자신의 동료들이 모두 죽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슬퍼하지 않고 매우 사무적이였다는점... 그리고 RIFT와 함께한다는 점... 등 납득이 안되었다.

 

조니 뎁과 RIFT, 둘 모두 선/악 구별이 잘 되지 않았다. RIFT라는 단체가 왜 그들이 활동하는지는 설명이 나오지만 워낙 "통상적"인 내용이라 신선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이 설명한 이유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투쟁할 만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았다. 그냥 조니 뎁과 반대편에서 싸울 그런 단체가 영화 서술에 들어가야 하니, 직쏘 조각을 퍼즐에 억지로 끼우는 것처럼, 영화를 보면서 내내 억지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일 타잔이었다면, "원숭이 실험"에 매우 강한 분노를 느꼇을 것이고, 복수를 다짐했겠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RIFT까지 결성되지는 못할 것이다.

 

4. 전세계가 black-out 되는 엔딩

 

조니 뎁이 전세계 IT 즉 컴퓨터에 녹아 들어갔고, RIFT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는데, black-out이라... 폰노이만 방식의 컴퓨터가 취약하긴 해도,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최근의 Openssl의 heart-beat 논리 버그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해커가 서버를 공격할 때 단 최대 64글자정도의 메모리를 훔쳐올 수 있는데, 아마도 조니 뎁은 이러한 내용으로 전세계 컴퓨터를 해킹했을 것이다. 문제는 조니 뎁 컴퓨터는 매우 우수하지만, 그에 비해 일반적인 서버 컴퓨터는 성능이 열약하다는 점이다. 즉, 한 기업을 뚷기 위해서, 앞선 64글자 정도의 해킹을 수십만번 호출해야 암호같은 정보를 구할 수 있는데, 문제는 해당 서버의 속도가 조니 뎁 보다 느리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즉, 하루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5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전세계의 black-out은 너무 일차원적인 결과로 보여진다. 그것 보다 더 은근히 컴퓨터로 인한 두렵고 아찔한 상황이 더 있을 것인데, 너무 통상적인 것으로 끝을 내 버려서 아쉬었다.

 

이상으로 트센센던스에 대해 적어놨는데, 생각보단 글이 길어져 버렸다.

여기까지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