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6. 10:04

[피터잭슨]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와 dwar, 그리고 ultima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2013)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7.5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1 분 | 2013-12-12
글쓴이 평점  

어제(2013/12/16) 아내와 호빗을 보러 지방에서 서울로 갔다가 상영이 안되어, infodesk에 물어보니,... 서울에는 상영이 안된다더라. 전과 같지 않은 나의 게으름을 탓하며 다시 지방으로 출발. 힘겹게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3d)를 보러갈 수 있었다. 이렇게 힘들게 본 영화가 있었을까. 뭐, 육아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 보러가기" 자체가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평점은 6점으로, 사실, 피터 잭슨 감독의 명성만 아니었다면, 5점~6점 사이였으리라.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아서인지, 힘들게 본 영화라서 그런지, 차라리 "어바웃 어 타임"을 봤다면 어떠했을까? 라는 의문만 생겨버렸다.


나름대로, "반지의 제왕" 3부작 시리즈는, 인류의 문화 유산으로 받아들여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의 대-서사시이며 빈틈없는 구성과 짜임새, 그리고 화려함까지. 봐도 봐도 새로운 그런 영화였다.


나는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여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상하게 화려함


"반지의 제왕"은 수년, 아니 이제 십년이 지난 영화다. 그동안 기술은 발전했고(아바타 영화가 나와버렸다) 관객의 수준은 높아졌다. 그래, 이 영화, "호빗"도 많은 기술을 받아들였고, 화려해 졌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냥 시나리오와 흐름과 상관없는, 화려함이 되어 버렸다. "화려함"을 찾으려면 다른 영화(헐리우드의 블럭버스터)를 찾지 뭐... 한다. "반지의 제왕", 그리고 그 파생 영화는 "시각적" 화려함 보다는 "상황적" 화려함을 원했다. 상황 가지고 관객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요물같은 영화.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나요, 잭슨 감독님?


후반 1시간은 "용"과의 사투를 벌이는 장면인데, 최근 "RPG" 게임류의 데모화면 같았다. 게임의 데모화면을 1시간 본다고 상상해봐라. 물론, "아바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하지만, 최소 "입이쫙" 벌어지는 영상과 "들었다" "놓았다"의 연속으로 시간가는줄 몰랐으니. 다소 "호빗"은 이점에서 부족하지 않았을까.


"라이프 오브 파이"(언젠가 한번 리뷰를 쓸 예정)도 마찬가지로 마지막 1시간 이상은 "게임 데모"같은 영상이지만, "상황"의 몰입을 최고로 유지시켜 줘서 진한 감동을 전달해준바 있다. 이상하지만, 호빗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 일어날 때, 다음 영화가 생각났다. 아내도 그렇다고 했다.



디 워 (2007)

D-War 
8.3
감독
심형래
출연
제이슨 베어, 아만다 브룩스, 로버트 포스터, 크리스 멀키, 크레이그 로빈슨
정보
SF, 판타지 | 한국, 미국 | 92 분 | 200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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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랑 결혼전에 본, 한국사회의 문제작, 디워인데, "호빗"과 비교해보고 싶어졌었다. 그때는 "아바타"이전의 영화라 3d는 아니었지만, 호빗과 마찮가지로 마지막 30분 정도는 화려한 "게임 데모"를 보여줬다. 그때의 "상황"은 없었다. 그것은 "화려함"에 스트레스를 받은 "감독"의 고민. 그래서 결국 영화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피터 잭슨"감독님도 같은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을까.


개연성?


본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던건, 160분의 긴 러닝 타임이 원인이 아니라, "개연성" 부족이지 않았을까? 나는 글을 읽을 때, "아, 이사람 글을 잘 쓰는 구나"라는 판단은, "접속사"의 적절한 사용여부로 판단한다. 문장간의 전환을 적당한 접속사(물론, 그리고, 그러나, 그렇지만, ...)로 잘 활용하면 글이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잘 받아들이게 해준다.


호빗을 보면서, 이러한 "접속사"가 무척이나 그리웠다.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과 상황 전개는, 감독이 시청자에게 "따라올테면 따라와" 혹은 우리나라의 국영수 교육 시스템같은 "주입식 교육"을 강요하는듯 했다. 게다가 160분의 러닝타임은 나의 "옆사람"이 코를 골고 잠들게해 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 왜 간달프는 일행과 벗어나 혼자 떠나게 되었는지?

- 힘들게 올라간 "외로운 산"에서, 드워프들은 왜그리 포기를 해버리는지? (물론, 드워프 종족의 속성이긴 하지만)

- 드워프와 엘프간의 러브라인. 감옥에서 몇마디로?

- "용"은 원래 그리 뜸을 들이는가? (물론, 용의 속성이긴 하겠지만)

- 위기에서 just in time, 딱 맞춰서 나타나는 문제 해결사. 그 문제 해결사의 여정은 어디로?

- ...


물론, 위 사항들은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너무 불친절한거 같았고,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감독은 그것을 화면으로 해결하려고 했을까.



참고로, 드워프와 엘프간의 "러브라인"은 디-워를 연상시켰다. 디-워의 갑작스러운 "사랑해요"라는 대사는 수많은 비평가로 부터 "웃음"을 선사시켜 줬었다. 나또한 그러했고. "호빗"은 사실 "디워"보다 더 "웃겼다". 오히려, "러브 라인"에 대한 상황은 "디워"가 더 있었다고 본다. 냉정하게. 그런데, 어떤 "평론가"도 그 부분은 건드리지 않는듯 하다. 왜? "피터 잭슨", 그리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니깐. (그렇다고 저는 디-워 옹호자는 아닙니다)


ultima


초등, 중등, 고등, 그리고 대학때까지 ultima(울티마)라는 게임을 즐겼다. 게임용 "반지의 제왕"이라고 할 까. 현재의 인간 군상을 하나의 게임에 불어넣은, 판타지 그 이상의 게임이리라.


울티마도 시리즈를 거듭할 수 록 "기술"을 많이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기술"이외 "고객" 즉 "게이머"가 진정 원하는 부분은 자꾸만 놓치는 실수를 하게되어, 많은 원성을 사게 되었다.


호빗도 마찬가지로, 화면의 "화려함" 보다는 화면의 적절한 "화려함"에 아기자기한 상황 연출, 그리고 "이러기 위해서 저렇게 해야한다"는 디테일등, 이런 부분을 자꾸 놓치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결과적으로, "인류 문화 유산"에 호빗은 들어갈 수 없다.


"피터 잭슨, 대체 무슨짓을 한 거지?"